구기정

대한민국, 1990년생, 서울에서 활동

구기정은 자연, 기술, 이미지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실재와 가상이 교차하는 불안정한 지점을 시각적으로 조직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 깊은 곳〉은 테라리움이라는 인공 생태계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현실과 환영이 서로 침투하며 낯선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복합적 풍경을 제시한다.

실제 자연을 촬영한 이미지는 3D 렌더링과 디스플레이스먼트 맵 기술을 통해 변형·확장되고, 테라리움 내부의 죽은 나뭇가지와 프리저브드 모스는 자연과 인공, 생명과 비생명의 경계를 교란한다. 구기정은 디지털 감각이 현실을 재편하는 방식을 차용해, 익숙한 자연의 이미지 속에 이질적 긴장과 미세한 균열을 삽입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실재와 모조, 자연과 기술이 얽히는 오늘날의 환경을 다층적으로 사유하는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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