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브리하(1928–2024)는 평범한 것을 비범하게 변모시키는 데 평생을 바친 작가다. 그는 프랑스 프로방스의 정원에서 식물, 과일, 채소의 시적 정물화를 창조하며 익숙한 자연의 형상을 '사진 회화'로 승화시켰다. 브리하는 단순한 자연 사진작가가 아닌, 자연의 헌신적인 해석자였다.
양파에서 양귀비, 이끼에서 근대까지, 그는 단순히 꽃과 채소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시각을 기르는 작업을 했다. 금, 철, 셀레늄 등의 금속을 활용한 정교한 암실 기법으로 물질을 빛으로 변모시켰다. 질감, 명암, 빛은 단순히 포착되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고 찬미되었다. 그의 사색적 접근은 느린 시선을 요구하며, 일상 속에서 형태의 무한한 풍요로움을 발견하게 한다. 각 이미지는 수확이자 계시이며, 평범한 것이 신성한 것으로 바뀌는 조용한 헌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