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카 마르쿨은 기억, 소멸, 그리고 시간과 인간이 남긴 흔적을 탐구하는 몰입형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다. 그녀는 비디오, 조각, 유기물질을 결합하여 섬세하고 종말 이후의 풍경을 불러일으킨다.
〈1335미터〉에서는 유카탄 분화구로의 비디오 하강을 통해 고대 재앙의 그림자를 드러낸다. 마르쿨이 전달하는 것은 설명이 아닌 감각이다. 시간의 무게, 매장된 것들의 침묵, 그리고 우리 이전 세계의 유령이 그것이다. 지질학과 슬픔 사이에서 그녀의 이미지는 잃어버린 것의 메아리이자, 견뎌내는 것의 숨결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