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터 폰플론은 자연, 무상함, 그리고 사진 매체의 물질성 사이의 섬세한 균형을 탐구하는 시각 예술가다. 〈I See Darkness〉(2020–2022)에서 폰플론은 아클라의 버려진 터널에서 희미한 빛을 감광지에 노출시키며, 시간과 습기가 표면에 느리고 유기적인 흔적을 남기도록 한다. 이로 인해 탄생한 이미지는 범주화되기를 거부하며, 사진 인화물인 동시에 원초적인 힘들에 의해 형성된 거친 지형처럼 보인다.
폰플론은 전통적인 장치와 관습으로부터 사진을 해방시키며, 자연이 피사체이자 능동적 행위자가 되도록 초대한다. 그녀의 작업에 나타나는 것은 단순한 자연의 이미지가 아니라, 변화 중인 자연 그 자체의 촉각적이고도 덧없는 존재다. 그녀의 작품은 사라짐과 지속성 사이의 미묘하고 강력한 대화를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