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샴 베라다는 과학적 탐구와 변화를 향한 시적 감수성을 결합한 작업을 펼치는 작가다. 그는 침전, 자기, 온도 변화와 같은 화학 반응과 물리적 현상을 활용하여 유리 용기나 테라리움 안에서 자연의 과정을 자율적으로 펼쳐지게 한다. 자연을 모방하는 대신, 자연이 스스로 작동하도록 하여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며, 이는 물질, 시간, 변화의 미학에 대한 성찰을 이끈다.
〈Présage〉(2007)에서 작가는 금속이 수조 안에서 부식성 용액과 반응하며 용해되고, 산화되고, 결정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실처럼 가느다란 선, 후광, 광물의 꽃과 같은 형상이 나타나며, 마치 빛과 색으로 가득 찬 실험실 속 산호초에서 새로운 생명 형태가 자발적으로 태어나는 듯한 변형의 느린 춤이 펼쳐진다. 베라다는 자연을 재현하지 않고, 자연을 공동 창작자로 대한다. 정밀하게 유도된 반응을 통해 물질이 변화하고, 부식되고, 재구성되도록 하며, 이 비디오의 명상적인 안무는 우리를 무한한 스케일의 세계로 이끌어 시간은 확장되고, 구조는 드러나며, 변화는 최면적인 힘으로 작용한다.